(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00310170800054?input=1195m )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종이 행주로 급조한 마스크까지 등장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창고에 넘쳐나는 수술포를 활용해보자는 제안이 나왔어요."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나눔 정신이 백내장과 노안, 녹내장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안과 의원마저 '마스크 공장'으로 변신케 했다.
따뜻한 사연이 시작된 곳은 광주 동구 학동에 자리한 파랑새안과의원.
파랑새안과의원 의료진과 직원은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와중에 궁여지책으로 탄생한 종이 행주 마스크를 보고 항균 수술포에 곧장 눈길을 돌렸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만들기 과정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의료진과 직원 등 30여명이 시간을 쪼개 마스크 제작에 매달렸다.
기왕이면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나오면서 제작 방법은 날로 발전해갔다.
얼굴에 느껴지는 이물감을 줄여보자는 제안에 재봉틀이 등장했다.
'더 많이'라는 의욕을 다지면서 1대를 돌렸던 재봉틀은 3대로 늘었다.
노란 일회용 고무줄로 시작한 마스크 귀걸이는 두툼하고 하얀 재질로 변신했다.
퇴근 후 개인 시간에 균일가 생활용품점을 뒤져낸 발품의 결실이다.
일부 의료진은 재료를 싸 들고 퇴근해 집에서도 마스크 제작을 이어갔다.
이달 4일 작업을 시작해 일주일 만에 1천장의 마스크가 쌓였다.
저소득 장애인과 중증 질환자 가정에 나눠달라며 10일 파랑새안과의원은 마스크를 구청에 전달했다.
파랑새안과의원 관계자는 "평범한 시민이 동전 꾸러미를 맡기고 본인의 마스크를 아껴 기부하는 뉴스를 보며 작은 도움 방안을 찾은 것"이라며 "당분간 꾸준히 마스크 제작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